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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공감능력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by 김핸디 2011. 12. 27.

소장입니다.

인터넷 뉴스 보고 빡쳐서 크리스마스 때 먹고 남은 샴페인 뜯었습니다.
누군가 이 나라를 '술푸게 하는 세상' 이라더니 진짜 맞는말 같습니다.

혼자 벌컥벌컥 샴페인을 원샷하고나서 이 글을 씁니다.

장애여중생을 성폭행한 16명의 짐승들이 1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받았답니다.
40시간의 성폭행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 이수명령과 함께 말입니다. 그게 끝이냐고요? 그렇답니다.
한 여학생의 몸과 마음을 짓밟아놓은 댓가가 겨우 교육 및 관찰이랍니다.

이게 정말 사람 살아가는 세상 맞나요?
대한민국 정말 이래도 되는겁니까?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일련의 삽질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교육문제에 있다고 봅니다.
 

공지영 작가가 예전에 그런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소설가인 자신을 앞에두고 "저는 소설 안 읽습니다" 라는 한 법관을 만나고 나서 너무 소름이 돋았다고요. 어쩜 그렇게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대한민국 엘리트들은 공감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이들이 타인을 위해 진정으로 눈물 흘려본 경험이 다섯번만 있다면 우리나라는 엄청 진보할 것이다, 라고 말하더군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엘리트들. 좋은 집안에서 편하게 공부해서, 자신보다 낮은 계층 소외된 계층에 대한 공감능력이 거의 없죠. 그렇기에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의 인성은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 에서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내가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이 불편하겠다, 이런 상황에 처한 이 사람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이런것이 바탕이 되어야 그 사람을 존중하게 되고 스스로를 절제하게 되죠. 그리고 그게 쌓여야 격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공감능력' 을 키워주는 커리큘럼이 거의 없습니다. 경쟁, 경쟁, 경쟁. 그리고 거기서 피라미드를 쌓고 선을 긋죠. 나는 너희와 달라. 너희는 왜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니?

그러니 이런 말도 안되는 판결이 나오는겁니다. 피해자 여학생의 인권을 자신의 인권과 동일하게 보지 않는것이죠. 가해자 남학생들의 미래와 피해자 여학생의 미래를 동등한 선에서 두지 않는것이죠. 장애가 있고, 여자고, 뭐 그러한 이유와 편견들로 말이지요.


학교 공부만 한 법관, 학교 공부만 한 선생님, 학교 공부만 한 의사, 학교 공부만 한 고위공무원. 나와 후손들에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공부만 해서 그 자리에 올라와 있다고 하니 정말이지 끔찍합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없이 이들은 또 얼마나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될까요?

그래서 저는, 법률가를 양성하는 커리큘럼에 필히 사회적 약자와 소외받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양성에 대한 과정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먼저지, 사람을 무시한 채, 잘 외우고 잘 받아들인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있기에는 '똑똑한 사이코패스' 들이 우리 삶에 끼치는 해악이 너무 무시무시하니까 말입니다.


하,  개떡같은 세상. 정말이지 오늘만큼은 대한민국의 국민인게 치욕스럽습니다.

어제 본 <부러진 화살>의 한 대사가 귀에 맴도네요.
" 판사님,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

대한민국에 상식이 바로서고 정의가 존재하는것을 기대해도 되는걸까요?
부디, 조금씩이라도 이 땅에 타인을 향해 열려있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법조인들이 좀 생겨나기를 기도해봅니다.



- 소장 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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