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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사랑의 조건

by 김핸디 2012. 4. 24.

 

 

내가 누구 딸인게 뭐가 중요해요. 난 그냥.. 당신이 낙하산이라고 놀리는 윤재희에요. 남자 화장실앞 서성이구. 밥 두번먹구조깅하자는 말에 청와대에서 고수부지까지 달려가는 윤재희라구요대통령 딸이기 전에 사랑에 빠진 한 여자에요이러지 말아요이제 겨우 나한테 눈맞추는데..그눈 피하지 말라구요나 좋아하는거 아니였어요

 

아니.. 맞어. 그래서 싫어. 내가 좋아하는게 윤재흰지, 대통령딸 윤재흰지,람들이 궁금해 할테니까처음엔 자신있게 윤재희 겠지근데 시간이 지나면 내가 나한테 묻겠지윤재흰지, 대통령딸 윤재흰지.

 

-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中




 

 


어제, 대학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예쁜 연애를 하고 있는데, 그래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남자친구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서 고민된다고 그러더군요. 지금은 이 사람이 정말 좋고 이 사람만한 사람이 없다는걸 확신하는데, 나중에 결혼해서 사랑마저도 일상이되면 돈 때문에 이 사람을 미워하게 겁난다고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돈 많은 남자가 좋다는거면 오히려 문제는 간단합니다. 이 속물아, 하고 등짝 한번 때리면서 선봐서 결혼하라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해주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경제적인 부족함때문에 나중에 그 사람을 혹여 미워하고 싫어하게 될까봐 겁난다, 라는 말에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걸까요.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조건들을 하나하나 지워봤을 때,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오직 한 인간의 존재만이 남아있는다고 했을때,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걸까요. 한 시간에 걸친 대화동안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의 조건은 어디까지인지, 무엇이 더 소중하고, 내가 더 받아들일 수 없는것인지를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마음의 소리를 따라서' 가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사람이 좋으면, 포기가 안된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지요. 재고 빼고 하다보면 남는건 후회와 상처 뿐일테니까요. 친구의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람은 이게 좋아, 그치만...' 이 아니라 '이 사람은 이게 좋아, 그리고...' 의 마인드로. 물질적인 풍요와 여유는 언제고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지만, 그 사람의 마음 됨됨이와 살아온 인생은 정직하고도 불변하는 가치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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