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서점에 갔습니다. 중고책 코너에 제가 지난주에 팔았던 책들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소지품에 애착이 가는 거겠지마는, 이제는 내 손을 떠나버린 책들을 바라보노라니 속이 상했습니다. 지난 주에, 몇 번을 망설이다가 책을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16권의 책을 팔아 겨우 3 만원돈을 손에 쥐었습니다. 요즘같은 빈궁기에는 그것도 감지덕지 할 일이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오늘 아빠와 대화를 하다가 장난삼아 그 얘기를 꺼냈습니다. 책을 파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구요... 그러자 아빠가 용돈이 필요하면 말을 하지 그랬냐며 5만원을 건네주시더군요. 고마워, 하며 받긴 받았지만 솔직히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건지 부끄럽기도 했구요. 부유한 삶을 추구한적은 없지만, 부모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부모님의 의지가 되는 자식이 되고 싶었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일은 아르바이트 비를 받는 날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알뜰하게 생활을 꾸려가려 합니다. 할 수 있는것을 하면서 기회를 노려봐야 야겠지요.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20대에 돈이 풍족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니까요. 그나저나, 치킨을 먹었더니 엄청 배가 부른 저녁 밤입니다. 저는 참... 돈 한 푼 없으면서도 늘 주변 사람의 베품으로, Hungry 하고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한 축복. 그래서 뭐... 개뿔 없어도 오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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