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기사를 봤습니다. 구글이 일명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로 불리우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내놓았지만, 반응이 별로라는 기사입니다. 혁신을 이루기 보다는 기존의 기능을 모아놓은데에 불과하다는 평이지요. 재미있는것은 '스펙' 으로만 본다면 구글의 스마트폰은 애플을 뛰어넘는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에 사이먼 시넥의 TED강연을 들었기 때문인지, 구글이 애플을 따로잡지 못하는것은 일의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의 사훈은 Don't be evil 입니다. 훌륭하죠, 훌륭하지만 애플의 사훈인 Think Different 와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애플이 혁신에 좀 더 가까이 있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애플은 누군가와 경쟁하려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현상에 도전하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죠. 다르게 생각하려는 노력에서요. 애플이 위대한 이유는 (그래요, 커밍아웃하자면 소장은 아이폰을 쓰는 앱등이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까, 를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없었던 시장을 새로이 만들어냈죠. 스티브 잡스가 했다던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말아라. 그들은 스스로가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구요.
구글이 '어떻게 하면 애플을 이길까' 를 고민한다면, 구글은 영원히 애플을 이길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의 프레임이 애플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날 수 없는것이죠. 구글이 애플을 이기려면 애플을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애플은 삼성을 염두해두지 않았습니다. 노키아도 염두해두지도 않았습니다. 애플은 애플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혁신이 이루어진거죠.
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를 별로 존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가 이것을 이루어 낸 과정을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생각, 새로운 시도, 담대한 결정. 아, 아마도 조만간에 그 두껍고 재미없어 보이는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펴게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동안은 '스티브 잡스가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싶었는데 그의 부재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존재를 가장 두드러지게 인식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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