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었다. 어벙벙하게 생긴 6반 친구를 약간 올려다볼 때, 나는 이런 미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친구는 국민은행 김천지점쯤에서 주판알이나 튕기고 있으면 딱 좋을 것 같았고, 나 역시 캐주얼 옷가게를 차려서 제과점 말아먹은 막내아들 같은 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많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우리는 이렇게 함께 책을 펴내는 공동 필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인생은 무조건 오래 살고 볼 일이다.
- 김연수, <대책없이 해피엔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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