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데도 체력이 필요하나 봅니다. 분명 젊은 시절 즐겨 듣던 음악인데, 나이가 드니 템포 빠른 음악을 들으면 몸에 힘이 들어갑니다. 자연스럽게 클래식이 편안해집니다. 음악과 작곡가를 연결 지으려 하지도 않고, 연주자나 제목을 맞추려 하지도 않고 그냥 틀어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됩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저 먼 옛날의 누군가가 2012년의 나에게 위안을 준다는 것, 참 근사하지 않습니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세상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촘촘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참 신기한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백년 후쯤에 핀란드 어느 마을에 사는 소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하루하루를 함부로 살 수 없는 이유입니다.
- 문재인
모든 창작은, 그래서 위대한 것 같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누군가의 삶을 붙잡거나 새로운 곳으로 이끌 수 있으니까요. 저도 박원순씨가 쓴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멘탈갑 연구소' 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저 멀리,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엘렌 랭어가 쓴 <마음의 시계>라는 책을 읽고나서 심리학의 재미와 가치를 느꼈고요. 미국 영화 <리틀 미스 선샤인>은 매해 한 두 번쯤은 돌려보는 영화이고, 아일랜드 민요 Danny Boy는 들을 때마다 언제나 큰 위안과 감동을 받습니다.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만든 책과, 영화, 그리고 음악이 지구 반대편에 누군가에게 와닿아 있다는 사실을. 문득 작년에 본 영화 <서칭포슈가맨>이 떠오르네요. 그 영화는 미국에서는 완전히 망한 앨범의 가수 로드리게즈가 저 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국민가수로 통했던 '가짜같인 실화' 를 전해줍니다. 나 자신으로 살면 누군가는 알아봐준다는 그 진리에, 어찌나 감동을 했었는지.
오늘 나의 삶이 수 십년, 수 백년 후에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이네요. 벌써 저녁이지만 남은 시간도 헛되지 않게 보내야겠습니다. 저의 작은 목소리. 돌고 돌아 누군가의 귓가에 닿겠죠.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사람을 위해서. 그 한 사람의 인생을 위해서.
영화 서칭포슈가맨 ost 中 'I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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