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저를 착각해서 서울로 보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얼마전에 사진첩을 보니까 저도 어머니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는게 있더라고요. 어머니는 늘 봐서 항상 그 모습 그대로인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너무 많이 변했어요. 너무 많이, 늙으셨어요. 내가 착각을 한거죠. 어머니는 항상 내 옆에,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있을거라는 착각을 한거죠. 그래서 요즘은 집에 들어가면은 어머니 코 고시는 소리를 확인하고, 그제서야 제가 제 방으로 들어갑니다.
출세와 성공, 그리고 자기 바라는 거. 그런 기회는 꽃이 피듯이, 월드컵이 열리듯이 계속해서 다시 돌아오지만... 부모님에게 잘해드릴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지금이... 부모님에게 잘 해드릴 수 있는 좋은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김국진, 남자의자격 강연 中
어제 회사끝나고 바로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를 다룬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라는 다큐멘터리였지요. 보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오던지. 정말 연실 눈가를 훔쳐야만 했습니다. 영화 <어머니>는 전태일의 어머니라는 묵직함보다는 인간 이소선으로서의 따뜻함에 시선을 맞춘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노동운동이나 비정규직 문제를 떠올리기 보다는, 외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더랬습니다.
이소선 어머니를 보며 어찌나 저희 외할머니가 그립던지, 영화를 보던 중간에 뛰쳐나가 외할머니를 꼭 껴안아 드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머니> 를 보노라니 잊고있던 진리가 사무치게 느껴지더라고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은 언젠가는 그리운 사람이 되어 내 곁을 떠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 때는 아무리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가 없다는 것,
사람들의 비밀을 모아놓은 외국의 유명한 블로그에는 '만나는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기때문에 나는 늘 그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둡니다' 라는 고백이 있습니다. 그렇죠. 우리는 정말 언제 이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거라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을 대수롭지 않게 대합니다. 내곁에 있는 사람이 영원히 나와 함께할거라는 생각은 우리가 가진 가장 어리석은 착각중에 하나이지요.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그러더라고요. 엄마가 살아계실땐 그저 엄마였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부모님께 사랑한다 말한적이 언제였을까요. 따뜻한 포옹을 나눈적은 또 언제였을까요. 그 분들의 미소를 사진기에 담고, 목소리를 녹음해두고, 잊지 않을 추억을 같이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면 늦습니다. 나를 있게한 소중한 부모님,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마음으로 또 가슴으로 잘 해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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