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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괜찮아 : 아포리즘

인생에 버리는 시간들은 없다.

by 김핸디 2012. 3. 14.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사법고시를 준비해 온 K 군. 그는 졸업 후에도 수년을 고시원에서 수험서를 파며 보냈으나 매번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올인 했던 시험조차 실패로 끝난 어느 겨울, 그는 아무도 모르게 한 중견기업에 입사했다. 좌절의 끝에서 시작한 사회생활이었지만, 그는 맡은 업무에서 의외의 재미를 찾았고 하는 일마다 성과도 높았다. 그래서 그와 함께 일하는 상사들 모두 그에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K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 K에게 고시를 준비했던 6년의 세월은 인생에서 지워 버려야 할 공백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나긴 수험 생활을 통해 그는 집중력과 끈기와 근성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떨어져도 다시 도전했던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그는 뭐든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부딪쳐 보자는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명한 사실은 그가 공부하며 섭렵한 무수한 지식이 그의 정신을 살찌웠다는 것이다.


- 김혜남,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中



 

오늘 오랜만에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그걸 깨달았습니다. '아 이 구직생활동안 나는 이렇게 열심히 심리학을 공부해왔구나. 그리고 이 공부가 나를 조금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었구나.' 소속이 없고 뚜렷한 하루 일과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 때때로 나는 대체 뭐하고 있나?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걸까? 하고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이어 실패를 경험하면서 조금 더 마음이 튼튼해져가고 있고, 넘어서도 일어서면 된다는 의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스스로를 더욱 이해하는 시간들이 되어주고 있으며, 매일매일 읽고 보는 영화와 책들은 제 감수성을 더욱 살 찌우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듣는 여러강의들 역시 저를 지적으로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고요.

어떤 시간이든, 우리는 매일매일을 통해 결국에는 무언가를 배워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끈기, 도전정신, 불굴의 의지, 지적성장, 성숙하는 감수성, 신체단련, 작은일에의 감사... 모든것이 지금 아니면 배우기 힘든, 쌓아올리기 힘든 소중한 자산들인것 같습니다.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는 법이겠지요. 그 때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