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하는 지식나눔콘서트, 김난도 교수편을 감상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분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리고 몇몇 구절을 마음에 새겨놓기도 했지만, 역시나 '서울대 출신의 서울대 교수가 아픔을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어?' 하는 삐딱한 마음이 조금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강연도 심드렁하게 여겼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본방도 보지 못했죠. 하지만, 지난 주 사촌동생이 이 강의를 언급하길래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보고 난 소감은? 굿입니다. 귿!
사실 그렇습니다. 위로라는게, 꼭 그 사람이 나의 상황을 다 겪어봐야만 할 수 있는것은 아니죠. 위로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자세, 무엇보다도 내 문제에 귀 기울여 주는것만으로도 위로는 반쯤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김난도 교수는 먼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 '어느 길로 가야하는가' 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게 좋을까요, 저게 좋을까요? 하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떠한 선택을 내려줄수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준을 제시해줄수는 있다고 하면서 그 유명한 거창고등학교의 '직업선택의 십계' 를 이야기합니다. 승진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곳으로 가라, 내가 필요한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부모나 아내가 반대하는곳이면 틀림이 없으니 의심치 말고 가라... 등등.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상식에는 反 하는 기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직업선택의 기준을 들여다 보라는것일까요?
그것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 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돈 안 받아도 하고 싶은 일, 사회적 지위나 보장된 명예 때문이 아니라 오직 내가 원하는 일, 나를 가슴 뛰게 하는일을 찾아갈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김 교수는 요즘의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스스로의 단점만을 보완하며 같아지려고만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다른 재능을 지녔기에 장점을 특화하여 스스로의 브랜드를 갖춰야 한다며 조언합니다.
한편, 그는 첫 직장은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직장이 중요한것이니 선택의 기로에서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중요한것은 선택을 하고 그 이후의 성장이지, 선택 자체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화살같은것이 아니고, 차곡차곡 쌓아나아가는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기에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기 보다는, 일단 부딪쳐 경험을 하고 경험을 통해 성장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험을 해야할까요?
김난도 교수는 경험은 '어디에서' 하는것이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화려한 유학이나 인턴같은 경험이 아닐지라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라도 할 수 있는 넓고 다양한 생각들을 키우라고 전합니다.
현실에 충실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것들은 미래로 부터 뺏어온것이라는 것. 그렇기에 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지금 누리고 있는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일련의 심리학자들 그리고 어른들은, 모두 한결같이 '현재의 충실하라' 고 말하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생을 먼저 살아온 先生들의 동일한 충고, 그만큼 진리라는 것이겠지요.
그가 강연을 통해 일관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첫째, 조급해 하지 마라. 우리에게는 누구나 시기가 있고, 우리 나름대로의 전성기가 있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는 더 나은 우리를 위한 양분이고, 언뜻 실패처럼 보이는 일들이 두고 보면 내 생애 가장 빛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에 대해서는 지독한 근시안이고, 그래서 바로 당장 무언가가 보이지 않으면 조급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5월에 피는 장미가 매화처럼 이른 봄에 피려고 한다면 어떨까요? 혹시 나는 가을에 피는 국화인데 억지로 봄에 피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은 아닐까요?
스스로 청춘의 아픔을 겪었고, 꾸준히 학생들과 함께 해오면서 청춘을 위한 멘토역할을 자처해 온 김난도 교수.
그의 한 시간여의 강연이 아프고 쓸쓸한 제 청춘을 달래줍니다.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청춘, '평생에 한번 쯤' 이라는 자세로 여유있게, 또 지혜롭게 보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건 서투른 도끼질이 아니라, 나만의 도끼를 가는 내공의 축적일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를 포함한 모든 청춘들, 화이팅! 또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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