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지내다보면 아주 간단한 법칙을 하나 알게 되는데, 그건 정색하면 제아무리 많은 돈을 들였더라도 그 여행은 실패라는 점이다. 음식이 나왔는데 정색하면 지는 거다. 식은땀이 흘러나와도 웃으면서 먹는 사람이 승리의 여행자다. 지하철에서 올라왔더니 동서 남북 구분이 안 된다고 정색하면 역시 지는 거다. 등골이 오싹해도 일단은 돌아갈 지하철역은 알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만 한다.
- 김연수, <대책없이 해피엔딩> 中
소장입니다.
정색하면 지는거다! 어찌나 공감가는 이야기던지. 사실, 제가 이번주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새로운 일들도 계속 배워야하고... 자칫 얼마든지 정색하기 쉬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정색하면 뭐 하나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면 '아! 이 시간까지 일을 하다니, 나는 얼마나 열정적인가!' 라고 생각하고, 누군가가 일을 시켜서 해야할 일이 많아지면 '아! 나는 왜 이렇게 능력이 많아서 사람들이 나만 찾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웃어 넘기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반응은 확연히 갈라질 수 있으니까요. 낯선 상황, 예상치 못한 일, 남들의 이유없는 공격, 각종 분실사고, 어이없이 흘러가는 인간관계에서의 오해... 그래도 정색하지 말아요, 우리. 정색한다고 해결되는 것 아니니까요. 웃어보고, 쉬어가고, 여유있게 맞받아치고, 태연한 척도 해보고...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 봅시다. 정색하면, 지는 거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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