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않는다는 말2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3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이 중에서 두 개만 동그라미를 칠 수 있어도 대단한 행운인데 그날은 4개까지 가능했다. 새벽까지 눈에 두번 동그라미를 칠 만큼 많은 눈이 내렸고 서울의 교통은 마비됐다. 결국 나는 홍대 앞에서 폭설에 고립되는 행운을 맞은 것이다. 진짜 인생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진짜 인생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뜻하지 않은 폭설이라면 최고의 인생이리라. 2.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반드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까 하기 싫은 일은 더구나 하지 말아야지. 2013. 12. 16.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1.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결혼이 아니라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기를 원해야만 할 것이다. 결혼은 어려울 수 있지만, 아낌없이 사랑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그건 내 쪽에 달린 문제니까. 마찬가지로 마라톤 완주가 아니라 매일 달리기를 원해야만 한다. 마라톤을 완주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달리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다.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리는 우주를 돕는다. 설명하기 무척 힘들지만, 경험상 나는 그게 사실이라는걸 알고있다. 2. 우리가 빛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면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또다시 목격하게 되리라. 우리 인생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런 식으로 우리와 함께 영원할 수 있으리라. .. 2013. 12.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