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선수팀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부분도 있는 거죠. 하지만 이 영화를 다 본 관객들이라면 삶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일도 있다는 체념보다는 한 인간이 최선을 다했을 때의 감동을 느끼게 될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조심했던 것은 그 마음이었어요. 한미숙이 실패했을 때 관객들이 너무나 안타까워하거나 실수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최선을 다한 인생의 한 단면으로서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그 장면을 찍었어요.
- 임순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감독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실화를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 영화의 주인공 한미숙(문소리 분)은 한 때 최고의 에이스였으나, 지금은 빚더미에 앉은 남편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한 가정의 주부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너무 어렵게 살아온 그녀. 모두의 기대가 걸려있는 올림픽 승부던지기에서 그녀는 마지막 주자로 나섭니다. 그러나... 실패하지요.
일반적인 영화공식으로는 이겨야 맞습니다. 그래야 관객들이 후련하죠. 하지만 한미숙은 실패합니다. 사실, 이 경우가 인생에서는 더욱 현실적이지요.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 한미숙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힘겹게 만들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임순례 감독은 이렇게 답합니다. "이 장면에서 '개인의 안타까운 실패' 가 아니라 '최선을 다한 인생의 아름다움' 을 담고싶었다."
인생에선 언제나 그런 순간이 있죠.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런 때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된 거에요. 후회없이 모든걸 쏟아 부었다면 그걸로 된 거에요. 나머지는 어쩔 수 없었던 거니까.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거나 울지는 마세요. 나를 믿고 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었다면, 그 순간이,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아닐까요.
말하자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일등이 과연 무엇이냐를 묻는 영화입니다. 은메달이라도 이 정도 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거죠. 엔딩 크레딧에서 실제 사진을 하나씩 쓸 때도 선수들이 우는 장면 같은 것을 쓰면 관객을 감정적으로 더 자극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일부러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들만 골라 썼어요. 특히 마지막 컷은 월계관을 쓴 채 선수들이 환히 웃고 있는 모습으로 선택했죠. 저는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들이 다 보고난 뒤에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이 무엇일까를 늘 생각합니다. 제 영화는 엔딩에 뭔가를 몰아주는 편인 것 같아요. 이 영화를 통해서는 슬프지만 툭툭 털고 앞으로 다시 힘차게 나갈 수 있는 힘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임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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