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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추구실/멘탈갑 : 어록

변영주, '모든 일에는 게임값이 있다'

by 김핸디 2012. 10. 8.

 

 

감독도 사실 벌이가 일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문화예술을 한다는 것이 때로 고통스럽지는 않나?


이제 영화도 좀 잘됐는데 그렇게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웃음) 기본적으로 나는 삶이 불안정한 것이 무섭거나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해야만 하는 일을 선택한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직장을 선택하고 돈을 버는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사람과 삶의 안정성이 같으면 정말 거지같은 나라 아닌가? 나는 내가 삶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다.


잘 먹기도 하면서 하고 싶은 일도 한다는 것은 솔직히 웃기는 일이 아닌가. 그건 무슨 시건방인가. 그럼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겠나. 먹고 살 수 있는 안정된 길이 있다면 이런 인터뷰 하겠나. 골방에 앉아서 나올 때까지 자기 글 쓰고 있지 말이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다 먹고 살기 위해 버티며 사는 거지 않나.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걸 하고 있다면 삶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내가 지금 마흔일곱 살인데 내 집 꿈도 못 꾸고 있고 내년이면 전세금도 올려야 한다. 보험 든 거? 없다. 은행잔고? 요즘 영화가 잘돼서 몇백 단위가 좀 있다.(웃음) 기본적으로 몇십 단위다. 그런데 그래서 불행해지는 거라면 왜 이 일을 하겠나? 나는 모든 것에는 게임값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내 모든 짐이 트렁크 두 개 안에 들어가길 바란다. 요즘은 잘돼서 세 개.(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