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댄 길버트, 우리는 왜 행복할까요?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의 저자 댄 길버트가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보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TED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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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언제 행복하셨습니까? 저의 경우에는, 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나 원하던 일을 이루었을때, 혹은 사고싶었던것을 손에 넣었을때라던가, 뭐 그럴때였던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 행복의 정의들도 대체로 이와 다르지 않을겁니다. 즉, '원하는것을 얻었을 때' 오는것이 행복이라는거죠. 그게 물건이든, 지위든, 뭐든 말입니다.

하지만 댄 길버트는 행복은 원하는것을 얻어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가는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하고, 하반신 마비가 오면 불행한걸까요? 비틀즈였다면 행복하고, 비틀즈 원년멤버로만 남았다면 불행한걸까요? 부와 명예를 가졌다면 행복하고, 그것을 잃었다면 불행한걸까요? 실제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뉴욕타임즈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행복의 정도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하반신 마비가 온 사람이 로또 당첨자만큼 행복하고, 비틀즈와 함께 하지 않았기에 더 행복하고, 부와 명예를 잃었기에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이죠.

정말? 이들이 말하는 행복이 진짜일까요? 혹시 그냥 행복한 척 하는것은 아닐까요? 

댄 길버트에 따르면 이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냈을 뿐이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만들어내는 '심리적 면역체계' 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소유하는 순간, 가지지 않은것에 비해서 그 가치를 실제로 높게 평가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똑같은 컵이라도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던 컵이라면 팔 때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다는 실험결과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소유를 그렇지 않은것보다 더 높게평가하는 경향을 '부존효과' 라고 부르죠. 

이 '심리적 면역체계' 를 누구나 가지고 있기에, 이것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가지지 않아도, 가진것을 잃어도, 가질뻔한 기회를 놓쳐도 모두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가지지 않은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진것에 집중하고, "내가 가진게 생각보다 훨씬 더 좋다. 나머지는 형편없어!" 라고 쿨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심리적 면역체계'에도 불구하고 불행한걸까요?

댄 길버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야 말로 행복의 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유는 행복의 친구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이죠. 하버드에서 사진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두 장의 사진을 찍은 뒤 한장만 고르라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그룹에게는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다른 그룹에게는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선택한 사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본 결과, '바꿀 수 있는 기회' 를 가지지 못한 쪽이 오히려 자신의 선택을 만족스러워했답니다. 바꿀 수 없었기에 심리적 면역체계가 훨씬 더 활발하게 그 상황에 적응한것이죠.

불행한 사람들은 선택한것보다는 포기한것의 가치를 더 높게 두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가 포기한 것을 자꾸 상기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선택한것에 집중하게 되고, 그렇기에 만족과 행복도가 높습니다. 

댄 길버트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좋은것이 분명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에 주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다. 나쁜것도 있지만, 그것 역시 우리 삶에 생각보다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선택하는것과 포기하는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며 스트레스받지 말라!


며칠전에 TV에서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늘 웃으며 '자신은 행복하다' 라고 말하는 여자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화상으로 인한 사고는 분명 나쁜것이었지만, 그녀는 그 사고가 자신의 삶까지 나쁘게 끌어가는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이고, 주어지는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라는것을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지지 않은것을 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됩시다. 행복은 문을 두드리며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