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 고마워.
나 힘낼게.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中
소장입니다.
요즘은 조지프 캠벨의 <신화와 인생>을 읽고있습니다. 읽기야 예전부터 시작했는데, 최근에야 드디어 책장을 덮었네요. 조지프 캠벨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영웅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설파합니다. 영웅의 목표는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는 것' 이죠. 작가 정여울은 조지프 캠벨의 신화를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엮어 이야기합니다. 한 가냘픈 소녀가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자기 목숨보다 소중한 누군가를 구하면서 변화하는 이야기. 이것이야 말로 위대한 영웅신화의 여정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같이 보았습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낯선세계의 발을 들인 센이 참지못하고 눈물을 보이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런 센을 다정히 안아주는 하쿠의 모습에서도 저도 모르게 펑펑 눈물이 나더군요.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슬픈가, 센을 따라 울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보니 누구나 한번쯤은 센과 같은 시절이 있었던게 아닌가. 거창한 모험은 아니지만, 낯선 세계에 던져져서 외롭고 힘들던 그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게끔 내 어깨를 안아주고 다독여준 하쿠와 같은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 한사람 한사람은 지금 이 자리, 이 낯선 세상에서 이렇게 잘 버텨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고마운, 고마웠던, 그 모든 사람에게 왈칵하는 뜨거운 마음이 드는 밤 입니다.
그때 내 손을 잡아주고, "힘내라"며 다독여준 사람들. 지금 제가 '나 자신을 찾아' 나만의 길을 제대로 걸어가고 있다면, 그 영웅신화의 첫 페이지에는 언제나 그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고마워, 힘낼게.
p.s
가마할아범 이 다정한 양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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