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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행복해지는 법

<행복의 정복> 中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라'

by 김핸디 2013. 7. 14.



내가 삶을 즐기게 된 주된 비결은 자신에 대한 집착을 줄였다는 데 있다. 자신에 대한 관심은 어떤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기껏해야 일기 쓰기에 매달린다거나, 정신분석을 받으러 정신과에 다닌다거나, 승려가 되거나 할 뿐이다. 


나는 외부의 대상들, 즉 세상 돌아가는 것, 여러 분야의 지식, 그리고 내가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외부에 대한 관심은 어떤 활동을 할 마음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관심이 살아있는 한 사람을 결코 권태를 느끼지 않는다. 


자기 자신 외에 다른 관심사가 없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며, 또 사람들에게 훌륭하다는 느낌도 줄 수 없다. 자존감을 기르는 유일한 방법은 외부적인 대상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활동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 뿐이다.



- 버트런트 러셀, <행복의 정복> 中








소장입니다.


사실, 7월 들어 별로 행복했던 날이 없었습니다. 유독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느라 얽매여 있던 시간이었거든요. 20대가 6개월 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자각에, 나는 20대를 어떻게 보내왔나를 계속 생각했고, 또 3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보니 오로지 머리속에는 '내 자신' 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울했던 것 같아요. 아니, 우울하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확실히 밝지는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주 금요일, 한비야 언니의 강연을 들으러 갔다가 이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이 한 편의 영상이 제 마음을 바꿔주었습니다. 



  



월드비전에서 돕고 있는, 도움이 필요한 세계 어린이들의 모습



아이들의 고난과 아픔을 영상을 통해 바라보는데, 내가 누군가의 아픔에는 너무 무심한 채 내 자신만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는 깨달음이 들더라고요. 실은 저도 월드비전을 통해 한 아이를 후원하고 있거든요. 보스니아에 사는 Amila 라는 여자아인데... 돌아보니까 제가 그 아이에 대해 너무 무심하더라고요. 보스니아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내전이 일어났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아이들 얼굴을 계속 쳐다보노라니 내 문제가 너무 작고, 하찮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별것도 아니었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 선택에 책임만 지며 살면 되는 건데. 여하튼 누구는 생사를 오가며 절박한 가운데 있는데 나는 세계를 온통 내 자신으로만 덮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로 벼르고 있던 세계지도를 하나 샀어요. 보스니아를 표시하고, 한국에서부터의 거리를 가늠해보고, 내가 가봤던 나라들도 표시하고, 가고 싶었던 나라도 표시하고, 그렇게 세계지도 앞에 한참을 서 있노라니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 다른 세상에 대한 궁금증,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더군요. 그리고 그 '외부에 대한 관심' 으로부터 저는, 조금씩 저를 사로잡고 있는 우울한 기분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 내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걸음, 세계지도



저 앞에 서니,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더라고요. 이 나라들에 대해서 공부해야지. 세계 돌아가는 소식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지. 벼랑 끝에 서있는 누군가의 삶에 대해 외면하지 말아야지. 러시아가 이렇게 크구나. 뉴욕 밑에 필라델피아가 있었네?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구나. 이스터섬이 칠레의 섬이로구나. 마다가스카르는 여기에 있구나. 우리나라 부터 아프리카까지 대륙이 이어져 있구나. 안 가본데가 너무 많다. 나도 이곳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 


버트런트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외부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나에 대해서 깊게 몰입하다보면 자연스레 타인과의 비교로 이어지고, 과거에 대한 회상,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소유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현재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언제나 내가 아니라 타인 때문이고, 그렇기에 우리의 관심이 외부를 향할 때 우리를 즐겁게, 또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울하다면, 불행하다면, 스스로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보세요. 나는, 수십억 인구 중에 하나일뿐이고, 우리가 관심가져야 하는 대상은 내가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