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오늘 성남시청에서 열린 한비야 언니의 특강에 다녀왔습니다. 평일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난생 처음으로 관객석이 아니라 무대에 올라가 철퍼덕 앉은 채로 강연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언니는 늘 그렇듯, 꿈과 세계시민 의식에 대해 강조하셨는데요. 특히 오늘 강연에서는 두 가지가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첫째, 직업이 무엇인지가 '내 가슴이 뛰는 일'을 결정하는 게 아니다.
한비야 언니가 워낙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해라' 라는 말을 많이하고 다니니까,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항변한다고 합니다. '당신은 직업이 구호팀장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겠지!'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최근에 언니는 남수단으로 구호활동을 다녀왔는데요. 그곳에서 함께 하는 구호팀 사람들에게 '당신은 왜 여기 남수단까지 와서 이 일을 하고 있나요?' 라고 물었더니, 한 사람은 '여기가 위험지역이라 수당이 좀 세다, 딸의 등록금을 위해서 왔다' 라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집 대출금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생과 사가 넘나드는 위험지역에서 타인을 위해 일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어떤 이에게는 '긴급구호' 라는 일이 그저 하나의 직업이었던 셈이지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내 직업이 무엇인지가 내 가슴을 뛰게 하는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게 어떤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하고싶은 일' 과 '해야하는 일' 이 일치할 때, 그게 진짜 '가슴이 뛰는 일' 을 하는 이의 모습이다. 이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라고 당부하더라고요. 저를 포함한 젊은 사람들이 '내가 000을 하면 진짜 멋질 것이다' 라고 막연하게 장밋빛 희망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것.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나라고 평탄한 인생 살아온 거 아니다. 인생 전반전 때 골을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사실, 제가 오늘 한비야 언니를 만나서 묻고 싶은게 있다면 이런 거였습니다. '꿈을 따라 살다보니까 엄청나게 좌절과 실패가 많다. 언니는 볼 때마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밝아서, 좌절이나 실패가 없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인간이니까 그런 경험이 있을것 아닌가. 그럴 때 어떻게 극복을 하나'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질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순탄치 못했던 그녀의 20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요는 이랬습니다.
대학에 떨어졌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 6년동안 소녀가장 처럼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고졸이라 급여도 반 밖에 못 받았다. 얼마나 모욕과 멸시를 당했는지. 사람들이 '니까짓 게' 라는 식의 무시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 잠을 못자고 일 만해서 하늘이 노래보였다. 그 때 일기장을 들춰보면 눈물자국이 범벅이다.
언니는 그 때의 모욕감을 잊지 않으려고 더 강해지고자 노력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 멋진 사람이 되고자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때의 원동력으로 어쩌면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이고요. 그러면서 '인생을 멋지게 사는 방법은 딱 하나다. 언행일치, 표리동동' 이라고 강조하더라고요.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라. 지금 강연 듣는 내용을 기억하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크건 작건 무언가 '가슴 뛰는 일' 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가 <멘탈갑 연구소>를 통해서 책 읽고, 연구하고, 알게 된 지식들이나 누군가의 말을 가슴속에 새기고 머릿속에 세뇌시키긴 하지만, 그 대로 100%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었는데... 언니가 강조하시는 '언행일치, 표리동동' 을 듣노라니 다시금 마음 속에 열정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한비야 언니. (제가 누군가를 좋아해서 스스럼없이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딱 두 명이에요. 한 명은 최진실 언니, 그리고 한비야 언니) '나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 되게 하라' 는 그 말, 잊지않고 실천하며 살아가야 겠습니다. 지금 당장, 세계지도부터 사러가야겠어요!
@사진기를 들이대는 나에게 미소로 화답해주는 비야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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