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1 가난이 삶을 짓밟을때, 노무현 전 대통령 친구들은 대부분 나처럼 가난한 시골 출신이었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모두들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나는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가난에 대한 불만, 공부를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런 것 때문에 확신과 자신감을 잃었다. 나름대로 큰 포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법고시를 볼 생각을 하면서 틈틍이 와 법률 관련 서적을 읽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 컸기에 주눅이 들었다. 생각의 좌표도 삶의 지향도 없이 한동안 방황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술 담배를 했고 결석도 자주 했다. 2학년이 되자 성적이 중간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무 희망도 없었다. 모든 것이 힘들었다. 3년 내내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아 하숙, 자취, 가정교사, 빈 공장 숙직실을 전전했다. 부.. 2012. 1.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