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때문이다1 [경향신문] 강신주, 형식과 사랑 사이에서 [강신주의 비상경보기] 장례식장에서 가장 슬픈 표정을 짓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 상조회사 직원이나 아니면 부의금을 대신 전달하려고 온 사람일 것이다. 왜냐고? 고인과 일면식도 없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다. 돌아보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고인이나 유족과 그저 아는 정도의 관계라면, 우리는 그 사실을 애써 숨기기 위해 더 공손하게 향을 지피고 더 애절하게 국화를 고르곤 한다. 이래서 예절이나 법도가 요긴한 법이다. 자신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도 상황에 맞는 연기를 가능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대해 형식이나 방법에 얽매일수록, 우리는 스스로 그를 사랑할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가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이 자장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제사상에 어떤 음식을 올.. 2013. 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