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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억울하게 욕을 먹는게 너무 속상할 때

by 김핸디 2015. 3. 7.



지난 학기, 내 학생 중 총학생회 활동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한번은 연구실로 찾아와 그야말로 대성통곡하면서 하는 말. 

"시험기간인데도 자기들을 위해 이런저런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했는데 사방에서 이런 무지막지한 욕을 먹고 있는 게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요."

내가 말했다.

"뭔가를 열심히 하니까 욕을 먹는 거야.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는 욕을 하지. 나는 뭐 욕 안 먹는 줄 알아? 잘 알잖아?"

그랬더니 이 학생 '맞네요, 교수님. 교수님도 억울하시겠어요.'하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환하게 웃엇다. 나의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는,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 한비야, <1그램의 용기>



소장입니다.


한비야의 새로운 책 <1그램의 용기>에서 이 구절을 읽다가, '사람 사는건 참 똑같구나' 하며 위로를 얻었습니다. 지난 10월이었나요. 회사에서 프로모션을 맡아서 진행한적이 있습니다. 처음 맡는 일이었고, 입사 년차에 비해 너무 큰일을 맡아서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격려는 커녕 사내 게시판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더군요. 나는 잘 못한게 없는데 개인의 불만을 마치 문제점인양 포장하여 공격하는 것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때, 정말... 얼마나 서럽던지. 이제야 밝히는 거지만, 타부서 팀장님이 점심시간에 휴대폰으로 연락해서 "왜 담당자가 전화를 안 받냐며!" 저한테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순간 너무 억울하고 황당해서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아니, 점심시간에 책상에 두고간 휴대폰을 제가 어떻게 받습니까? 그 팀장님 절대 잊지 않을겁니다...-_-)


마케팅을 담당하다보니, 이벤트나 프로모션의 공은 당연한 것이고, 과만 엄청나게 부각되어 욕을 먹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답답한지. 나와 우리팀이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당장 자기 맘에 안드는것만 이야기하며 불만으로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속상하고 허탈한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 한 권이 또 묘한 위로를 주네요. 누구나 억울하고 황당하게 욕을 먹고, 그것으로 괴로울때가 있는 법인가봅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는 욕을 한다' 라는 한비야의 말, '뭔가를 열심히 하니까 욕을 먹는 거야' 라는 한비야의 말. 마음속에 든든한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 당신들은 떠들어라. 나는 나의 역할대로, 나의 갈 길을 갈테니!


모두를 만족하는 일은 없습니다. 무언가를 열심히하면, 누군가는 그것을 인정하고 누군가는 또 그것을 비난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이유없이, 억울하게 비난을 당하고 있다면 이 책 속 한 구절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뭔가를 열심히 하니까 욕을 먹는 거야.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는 욕을 하지."